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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대표 데이나 화이트, 최홍만 비하
WKSA Centum
2008. 2. 5. 14:24

최근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ESPN의 라디오 쇼에 출연해 예멜리야넨코 표도르, 최홍만, 미르코 크로캅 등을 싸잡아 비난해 구설수에 올랐다. 표도르에 대해서는 2005년 미르코 크로캅을 제압한 것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선수를 이긴 적이 없다며 '익살극(farce)'이라 표현했다. 크로캅에 대해선 최근 UFC에서 2연패를 달리고 있는 선수라 지칭했다.
이중 문제가 된 것은 표도르가 가장 최근에 싸운 최홍만을 언급하며 롱덕동(long duck dong)이라고 말한 것. 대변 혹은 음경을 표현하는 비속어인 'dong'이 사용된 롱덕동은 1984년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식스틴 캔들스(sixteen candles)에 등장하는 중국인 교환학생의 극중 이름.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함께 어눌한 영어로 극중에서 온갖 말썽이란 말썽은 다 부리고 다니는 롱덕동이란 캐릭터는 개봉당시 미국인들이 동양인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중 하나다. 간단히 하나 예를 들면 롱덕동은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온 첫날, 환영파티를 겸한 저녁식사에서 포크 2개를 겹쳐 젓가락처럼 사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재도 'long duck dong'을 구글이나 야후에서 검색하면 위 단어를 '이해할 수 없는 괴짜 중국인(혹은 동양인)'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웹페이지들이 다수 튀어나온다.
물론 영화 자체가 당시 유명했으며 내용도 유쾌한 하이틴 코미디이기 때문에 현재 30대 중후반에 이른 미국인들에겐 롱덕동을 언급하며 웃고 깔깔거리는 것이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단체의 대표가 몇 만에 이를지도 모르는 청취자들을 상대로 한 라디오 쇼에서 동양출신의 선수를 가리켜 '롱덕동'이라 지칭한 것은 약간 과장해서 생각하면 '인종차별'까지도 거론할 수 있는 문제다. 한 시대에 동양인의 정형화된 모델로 미국에서 크게 영향을 끼쳤던 영화 캐릭터를 언급한 것 자체로 이미 문제는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